• 이토록 뜨거운 유재석씨 #1

    2008. 6. 11.

    by. 꼼발남자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니 이대에 형철씨랑 주나씨가 출몰해 난리가 났었다던데, 무슨 촬영이에요? 듣기로는 ‘달력 특집’이라던데
    맞습니다. 아…, 그게 인터넷에 벌써 나왔군요. 홍철이, 준하 형, 형돈이, 그렇게 한편이고요. 그 남은 멤버들이 따로 조를 짜서 촬영을 했어요. 아마, 12월 중순쯤 방영될 예정이에요. ‘댄스 스포츠 특집’ 다 나간 후에 방송될 것 같습니다.

    *형철 시즌 3 EP43 ‘새학기 특집’ 중 방과 후 옥상 토크에서 박명수가 “형철아”라고 부른 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노홍철의 새로운 별명으로 등극해 사용되곤 한다.
    *주나 시즌 3 EP34 ‘제1회 무한 어워드’에서 정준하가 ‘얼굴 없는 가수 주나’로 축하송 ‘짝사랑’을 부르면서 헬멧에 이어 그의 새로운 별명으로 떠올랐다.
    *벌써 이 인터뷰는 ‘댄스 스포츠 특집’ 전, 그러니까 ‘달력 특집’ 예고편이 방송되지 않을 당시에 진행됐다.
     
    ‘댄스 스포츠 특집’은 방송되기도 전에 인터넷에 대회 당일 동영상이 다 유포됐더라고요. 많은 분들의 관심일 수 있는데, 한편으론 방송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잖아요
    네……(초코파이를 먹느라고 그는 잠시 말을 쉬었다). 어떻게 보면 방송의 재미가 조금 덜한 면이 있을 수 있죠. 근데 그걸 뭐, 어떻게 막을 수 있나요?

    *초코파이 시즌 2 EP1 ‘그네야구’부터 훈련 과정에 꾸준하게 등장했던 <무한
    도전>의 일용할 양식이다. 스튜디오 촬영을 매우 낯설어하는 유 반장을 위해 초코파이부터 바나나, 유산균 음료, 사발면에 삼각 커피 우유까지 준비해 <무한도전> 촬영 현장에 조금이라도 근접한 편안함을 주고자 했던 나의 노력에 그는 몇 번이나 허리를 굽혀 “아, 이렇게까지 준비 안해주셔도 괜찮은데…”를 연발하다 결국 초코파이 하나를 집어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온 터라 전혀 허기가 지지 않았음에도 초코파이를 먹어주는 그의 자상함에, 아, 탄복!
     
    ‘준하인스 워드 특집’ 같은 경우도 그랬죠. 하인스 워드를 완벽 재연한 준하인스 워드 주나를 인터넷으로 미리 접하지 않았다면, 방송 당일 빵빵 터졌을 거 같은데 좀 아쉽더라고요. 사실 시청률 4% 나올 땐 그런 스포일러 걱정은 없었는데
    그래도 그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거니 너무 감사하죠. 시청률 4% 나올 땐, 정말 저희가 뭘 하든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셨는데….
     
    그러고 보니 ‘샤라포바 특집’ 때 저도 현장에 갔었어요
    <무한도전> 때문은 아니죠?
     
    네. 샤라포바 취재 때문에…
    아…, 네…. 그렇죠. <무한도전>이 아니라 샤라포바 취재 때문에….
     
    그때는 시청률 4% 때니까. 하하. 요즘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크긴 하죠?
    수치상으로 시청률 20%가 넘는다는 것, 그 자체도 굉장한 부담이죠. 근데 그것보다 더 큰 부담은 기대에 대한 부담감이에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건데, 다시 말하면 그만큼의 기대를 갖고 있단 뜻이기도 하잖아요. 그 기대를 채워드려야 한다는 부담이 제일 커요. 근데 저희는 시청률 4%일 때도 부담은 마찬가지였어요. 한 번도 편안하게 촬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 부담, 제작진은 더 클 거 같아요.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멤버가 CF에 MC 데뷔까지 하면서 대한민국 평균 이하란 콘셉트 자체가 무너졌잖아요
    ‘대한민국 평균 이하인 저희들이’ 뭐 이런 멘트를 제가 했는데, 그게 <무한도전> 초창기에는 되게 공감 가는 멘트였어요. 저희들을 지켜보시는 분들이 “그래, 정말 평균 이하다. 참 여러 가지로 보면 볼수록 아픔이 느껴지는 아이들이다. 어떻게 저런 애들만 모아놨을까” 그런 생각을 하시며 공감하셨거든요. 근데 지금은 가끔 그러시죠. 왜 당신들이 평균 이하냐고. 근데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사실 저희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거든요. 개개인의 삶이나 방송에 참여하는 마인드, 또 평균 이하적인 생활 패턴들, 다 비슷하게 여전히 평균 이하예요. 근데 그렇지 않게 봐주시니, 아유, 너무 감사하죠.

    *CF와 MC 시청률이 20%를 오가면서 CF 러시가 이어졌다. 유재석이 이영애와 함께한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멤버들은
    그룹을 이뤄 ‘네네치킨’, ‘구몬학습’, ‘롯데카드’, ‘삼보컴퓨터’ 등의 CF에 출연했고, 영원한 2인자였던 박명수
    는 <지피지기>로 MC 데뷔를 했다.
     
    으하하. ‘면접 특집’을 보면, 지금 멘트를 살짝, 아주 살짝 이해할 거 같기도 해요
    아하하하하. 그렇죠?
     
    네. 국무총리 이름 모르는 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부인 이름을, 그것도 ‘권씨’라고 힌트까지 줬는데 결국 못 맞히는 장면은, 아…
    크아아아. 그게요, 저희들은요, 얼마나 무식한지 서로가 몰라요. 멤버들 여섯이 모이면 그 안에서 서로들 그런 생각을 해요. 그래도 적어도 내가 이 사람들보다는 낫지 않느냐, 최소한 이 사람들보다는 내가 좀 더 많이 알고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해요. 근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영부인 이름조차 헷갈려 하는 그런 수준인 거죠. 사실 정준하 씨 같은 경우는 그래도 저희들 중에 나은 편이었거든요. 받아쓰기 성적도 제일 나은 편이었고요. 그래서 좀 나을 줄 알았는데, 그거 보면서 사실 저도 굉장히 놀랐어요. 으흐흐흐.

    *받아쓰기 시즌 3 EP20 ‘초등학교 특집 1탄’에서 정준하와 정형돈은 받아쓰기 50점으로 반타작을 하며 멤버들 가운데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이때 유재석은 반장임에도 30점을 기록하는 대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그거 말고도 부끄러운 걸로 따지면 어유, ‘시청자분들, 부끄러워도 참아주길 바래’ 특집 하고도 남죠. ‘설 특집’ 스타킹부터 ‘실미도 특집’ 얼굴 개그에 ‘썩소 앤 더 시티’에서 제2외국어가 불어라면서 바지가 불어로 ‘스봉’이라고 하질 않나, 언뜻 생각만 해도 1,238개는 될 거 같은데요? 하하. 그중에서 방송 나간 후에 본인이 보면서도 많이 부끄러웠던 장면은 뭐였어요?
    아, 저 같은 경우는 영어 울렁증이 정말 심하잖아요. 그래서 영어 울렁증 관련 장면들이 다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는데 그중에서도 ‘서울구경 특집’인가요? 버스에서 어머님과 따님을 만나 잠깐 인터뷰하는데 제가 따님 이름을 잘못 알아듣고 “싸브레?”라고 하잖아요. 그건 방송 보면서도 참….
     





     
    원래 이름이 ‘사브리나’인데 ‘싸브레’도 들은 것도 아니고, 완전 다른 ‘스테파니’인데 ‘싸브레’로 알아들은 그 결정적 장면이오? 아하하하
    네. 그거 말고도 언뜻 기억나는 것만 해도 참 많아요. ‘네멋대로 해라 특집’ 중 하하 씨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갑을논박도 그렇고요. 근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라면서요? 그렇죠?

    *갑을논박 시즌 3 EP71 ‘석사 하하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중 박명수가 토론에는 ‘갑을병론’이 있어야 된다고 하자 MC 유는 ‘갑을논박’이라고 정정했다. 그러자 정형돈이 “갑론을박이지 무슨…!”이라고 지적하면서 ‘갑론
    을박’에 대한 갑을논박이 벌어졌다.
     
    네. 갑을논박, 갑론을박, 다 맞대요. 태호 PD가 자막으로 그랬어요
    그래요, 그것도 맞잖아요. 근데 정형돈 씨가 그 순간에 “갑론을박이죠!” 그러면 저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휩쓸려 아차 내가 틀렸구나 싶은 거죠. 참 희한하게요, 정말 알고 있던 건데도, 이상하게 멤버들하고 있으면 헷갈려요. 하하. 뭐 평균 이하라곤 하지만, 그래도 멤버들 각자가 다 알고 있는 분야들이 있거든요. 근데 문제는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거죠. 아, 그래서요, 누구한테 뭘 주장을 못하겠어요. 무슨 멘트를 했는데 상대편에서 역공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헷갈리기 시작하는 거죠. 지식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까. 하하.
     
    아하하. 평균 이하인 저도 그래요. 그래도 받아쓰기 30점은 좀 놀랐어요. 하물며 유 반장은 초등학교 시절에 진짜 반장 할 정도로 공부도 잘했잖아요
    아, 그거, 받아쓰기 30점! 그게 사실은 제일 부끄러운 거였어요. 정말 충격이었어요. 전 제가 받아쓰기를 못할 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거든요. 반장도 하고, 공부를 그래도 꽤 했었는데, 아, 30점. 근데 생각해보니까 대학교 때까지도 무슨 글을 써본 기억이 없더라고요. 일기를 쓰거나 무슨 메모를 하거나 그런 정도의 글조차 써본 기억이 거의 안 날 정도예요.
     
    30점을 맞든 닭장사하고, 술장사하고, 계산에 ‘로쓰’ 안 나면 되죠, 뭐
    아하하. 네, 뭐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어요. 근데 그냥 충격이었던 거죠. 자신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하물며 잘할 거라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30점이라니! 어휴, 그 이후로는 신문을 읽을 때도 한자 한자 조심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30점을 맞든 닭장사하고, 술장사하고, 계산에 ‘로쓰’ 안 나고, 그럼 되는 거지 ‘초등학교 특집 1탄’에서 받아쓰기계의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으로 불리는, 공포의 10점을 맞은 박명수가 받아쓰기의 무의미함을 주장하며 내뱉은, 박명수 어록 가운데 하나.
     
    방송이 나간 후, ‘어, 저거 방송에 나갔네?’ 하면서 놀랐던 적도 많았을 거 같아요. 한, 두번 보면 오디오가 아주 그냥 생생하게 다 들리더라고요
    “멍충아!” 이런 거 있잖아요? 솔직히 촬영하면서도 이런 말이 괜찮나 싶은 걱정도 좀 들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듣는 분들이 불편할 수도 있는 호통들인데, 그게 박명수 씨라서 또 이해가 되는 거 같단 생각도 들어요. 워낙 호통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별명이 ‘하찮은’일 정도로 본인 스스로가 하찮은 면이 많은 분이고, 하하, 또 그런 대우를 받는 분인데, 그런 사람이 남한테 “멍충아!”라고 하니 오히려 웃음의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거 같아요. 보시는 분들이 안쓰러워서 귀엽게 봐주시는 거 같아요. 다른 멤버들이 그런 말을 했으면 쉽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유 반장만 해도 ‘돌아이’라고 직접적으로 안하고, 그 단어의 순서를 바꿔보라는 식으로 유도하면서 방송용 멘트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었잖아요
    맞아요, 맞아. 말씀하신 대로 ‘돌아이’ 그러면 너무 직접적이잖아요. 물론 그렇게 말했을 때 더 큰 웃음이 나올 수는 있지만, 방송이니까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아이돌이오? 앞뒤를 한 번 바꿔보시면 어떨까요?”라고 한 건데, 김태호 PD가 그걸 듣고 단어 가운데 ‘+’를 하나 넣어서 캐릭터화시킨 거죠.

    *아이돌, 혹은 돌+아이 시즌 3 EP38 ‘7080 복고 특집’에서 스노 진을 입은 하하가 “오늘 제가 주인공 같아요. 아이돌 패션이잖아요”라고 하자 “순서를 바꿔보면…”이라고 받아친 유반장에게 하하가 “저 홍철이 같아요?”라고 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EP49 ‘행사 하나마나’와 EP54 ‘2007 무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로 노홍철의 ‘돌+아이’ 캐릭터가 견고해졌다.
     
    이젠 뭐 가운데 ‘더하기’ 없이도 방송되더라고요. ‘무인도 특집’에서도 야자수 올라가기 하면서 홍철이 돌+아이 모드로 변신 중일 때 하하가 “돌아이, 돌아이” 하잖아요. 근데 멤버 중 유난히 하하 씨가 험한 멘트는 전담인 거 같긴 해요
    그런 면이 좀 있어요, 캐릭터상. 근데 그걸 오해하셔서 가끔 노홍철 씨나 박명수 씨 팬들이 하하 씨한테 좀 버릇없어 보인다는 말도 하는 거 같아요. 근데 오히려 전 그래요. 예전에 ‘공포의 쿵쿵따’를 할 때 시청자분들이 절 되게 안쓰러워하셨어요. 강호동 씨가 벌칙을 너무 심하게 준다고. 근데 전 오히려 강호동 씨가 그렇게 액션을 취해주셔서 고마웠거든요. 왜냐하면 그 덕에 제가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거니까. 그게 바로 리액션이거든요. 사실 저도 그 리액션의 중요성을 몰랐어요. <서세원 쇼>의 ‘토크박스’ 할 때, 동료가 저한테 리액션에 대한 지적을 해준 적이 있는데, 그땐 몰랐는데 모니터링을 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남들이 뭐라고 떠들든 나 혼자 다음에 무슨 얘가할까를 고민하면서 준비하고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때는 개그맨은 웃겨야 된다, 웃기면 그만이다란 강박관념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방송이 어떻게 되든 나만 잘 웃겨서 나만 만족스러우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감독님이 녹화 끝나고 “아, 오늘 거 별룬데…” 그런 말을 하셔도 난 만족스러웠어요. 내가 재밌었으니까.

    *토크박스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유재석을 스타덤에 올려놓는 계기가 된 1999년 KBS에서 방송된 <서세원쇼>의 한 코너다. ‘토크박스’에 출연했던 유재석은 ‘천원어치’, ‘벽에 지대’ 등의 파란만장한 경험담을 핵폭탄급 에피소드로 승화시켜 ‘연말 결산 토크왕’ 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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